이 사진을 찍은게 한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5월 29일오후 집안 식구들로 부터 전화가 왔었다.
마침 회사일로 바빠서 전화를 받지 못했다. 잠시후....
영감님의 흐느끼는 울음소리.......
뭔가 큰일이 난걸 직감했다.
"아지가........죽었다.....크..흐아아...흑......"
그리구선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끊어진 전화.
너무나 당혹스러워무슨소린지.....다시 박여사께 전화했다.
아지가 죽었단다.
그 조그만 녀석이.....왜?
영감님과 산책가다 주택에서 갑자기 나온 세퍼트에 물려서......
이런 날벼락이......
평상시도 목줄 좀 하고 다니라고 그렇게 말씀드렸건만 괜찮다고
고집을 피우시더니 결국은....이런일이 오고야 말았다.
요즘같이 살기 싫은 세상을 이 어린녀석에게먼저그런 고통을주면서 보내다니......
힘들고 고통스런 삶을 살아온것도 미안한데....
그렇게 고통스럽게 보내버렸다니........
영감님이 밉기도 했지만....그 충격을 가장 많이받고 있을 사람 역시 우리 영감님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더 아프다.
아지는 우리가족에겐 좀 특별하다. 다른 가정의 어느 강아지와는
남다른 애착이 있는 보물같은 그런 존재였다.
특히불안정하고, 위태로웠던우리 가정의 분위기도 안정적으로 잡아주고,
웃음과 평화를주었으며......변화를 가져다 준 너무나 이쁘고 사랑받고,
사랑을 주던 존재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아지가 오구서 가장 큰 변화를 준건 영감님이었고, 그로인해
누구보다 애지중지 사랑해준건 다름 아닌 영감님이었다.
그런존재가 당신이 보는 바로 앞에서 순식간에 그럼 처참한 광경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본 충격은 실로 엄청났을 것이다.
3시간이 지나서 전화를 해봐도 아직도 서글피 울고 계신
우리 영감님.......당신 스스로가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계신 것이다.
산에 직접 손으로 뭍겠다는것을 힘들게 간 아이를 왜 또 고통스레
힘든 땅에 뭍는냐고....그리고 들짐승들이 무슨짓을 하면, 나중에 또
그 고통과 미안함을 어찌 감당할꺼냐고....깨끗이 화장해서 보내자고 권했다.
분명 매일 산으로 가서 그 아이를 보려는 뜻이었을 것이다.
그 마음만은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마음만 더 괴로울뿐.
고집피우는 영감님을달래고 달래서....결국..화장하기로 했다.
이틀이 지난 지금쯤하늘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있을지.......
그 조그만 녀석이 내 배위에서새근거리며 잠들던 그 시절이......
삼촌이라면 꾸뻑 넘어가며 달려오던 그 어린 녀석을.....
이젠 볼 수 없다.
행복하게 못해줘서 미안하고....
늘 잘해주지 못해 미안하고....
그래서 더 미안하다 아지야.
부디 극락왕생. 좋은 곳에서 행복하게 뛰어 다녀라. 그리고,
다음 생엔 더 좋은 인연으로 우리 서로 맺고 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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